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해야 하는 이유 - 30대의 인생 분기 리뷰
2025. 8. 12.
33세.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보니 모든 일들이 세상에서 느끼던 이질감을 점차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미워하고, 피하던 것들을 점차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 대신 농사를 지어주는 사람, 나 대신 커피를 로스팅하는 사람, 치킨을 배달해주는 사람, 전화를 받아주는 사람... 모두가 어느 순간부터 아주 소중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스펙트럼 위에 모든 사람들을 올린다고 치자. 내가 서 있는 자리는 대부분 붐비는 곳이 아니었다. 가끔은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가끔은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새로운 것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영 답답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하기 싫은 일들을 해 주는 덕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팝업 스토어에 3시간씩 줄을 서가며 입장하는 사람들, 숏츠를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자신은 요즘 LLM에 의사결정을 맡긴다고 뽐내는 사람들... 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새벽에도 편의점이 열려있고, 갤럭시 Z플립이 팔리고, 병원에 의사가 있고, 잘 포장된 도로를 걷는다.
사람들이 지루해보이면 스펙트럼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스펙트럼을 대보면, 우연찮게도 비슷한 자리에 같이 있기도 하다. 이해하고 대화하면 마음이 열린다. 내가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잠겨있는 문 앞에서는 두드려봐야 소용없다. 스스로 열린 후에야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도와야 한다.
군중의 행복은 내게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 밭을 가는 대신 그림을 그리고, 물건을 나르는 대신 AI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지적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은 다 98%의 평범한 군중 덕분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