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업무에 대한 리스펙트, AI 시대에서의.
2024. 10. 23.
AX의 시대이다.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매일같이 신기술에 대한 뉴스가 터져나온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들을 넘어서, 많은 분야가 AI를 통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기업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단순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계속 필요할까?’
창의적이고 똑똑한 사람들의 가치는 모두가 안다. 그들 하나하나는 임팩트가 크고, 심지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더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단순 반복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하다. 그들은 향상심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하고,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제 그들이야말로 중요한 인력이다.
고객 경험의 스페셜리스트이자, 프로세스의 완충재.
AI 시대에서는 단순화와 자동화를 통해 창의적인 사람들이 ‘생산성 높은’ 작업에 몰두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실질적인 고객 경험에서 더 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면 오히려 ‘인간이 수행하는 부분’에 대한 VOC와 레퍼런스가 필요해진다. 즉, 단순업무 수행자가 고객을 대변하고 고객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반복업무를 아주 지루해한다. 이들에게 반복업무를 맡기면 어떻게든 창의성을 발휘하여 프로세스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작업에 대한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이는 업무환경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개선이 어렵다면 그들은 조직을 이탈할 것이고, 조직은 생산성 측면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지점을 메워주는 것이 맨파워다. 사람이 관여하는 일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100% 자동화란 어렵다. 로직이 처리하지 못하는 허점이 생기고, 맨파워는 이 부분들을 마치 쿠션처럼 부드럽게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고객 경험과 생산성 사이의 완충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용이 오히려 더 싸다.
이 완충제 역할이 있는 것이,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를 낳기도 한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이 관여하는 이상 시스템을 통해 모든 변수를 관리할 수는 없다. 미래에는 어떨지 몰라도, 아직은 시스템의 로직이나 구조를 뜯어고치는 것보다 인간의 감각과 판단력으로 예외적인 케이스를 처리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비용적 효과는 AI 시스템의 소프트랜딩에도 도움을 준다. 사람이 관리하는 부분을 시스템으로 조금씩 이관해가며, AX에 드는 비용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단순업무 직종에 대한 리스펙트.
정리하자면, AI 시대에서 단순업무 직종은 더욱 중요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고객 경험의 스페셜리스트이자 비즈니스 모델이 발전하기 위한 완충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AI로 그들을 대체하여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시도하는 대신, AI를 이들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여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 더 유효하리라 본다. 결국, 단순업무 인력을 존중하고 좋은 대우를 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 본다.